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후윤공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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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경♣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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백경♣==> goso.mx.tc <== 백경♣ 다운로드 백경♣==> goso.mx.tc <== 백경♣ 다운로드 갈까나.꼬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모습을 구경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. 오늘 주유성을 쫓아다니며 뭔가를 사 먹는 사람들은 그 나마 식도락을 즐길 여유가 있다. 백경♣ 주유성은 맛있는 집은 보통 값을 후하게 쳐 준다. 그걸 따라 다니면서 먹으려면 각자의 주머니 사정이 중요하다. 백경♣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은 그런 집을 기억해 뒀다가 다음 날이나 다음 장에 음식을 먹는다. 음식 맛이란 것은 하루 만 에 망가지지는 않는다. 다음에 다시 오면 오늘만큼은 못해도 백경♣ 꽤 비슷한 수준은 나온다. 더구나 가격은 평소 가격이다. 그런 사람들은 꼬치구이 열풍을 보며 침을 삼켰다. '다음 장에 꼭 사 먹으리.' 백경♣ 시장에 네 명의 건장한 사내가 어슬렁거렸다. 그 중 얼굴에 흉터 많고 거칠게 생긴 남자 하나가 꼬치구이 열풍을 보더니 백경♣ 주변 사람을 하나 붙잡고 질문을 했다. "어이. 형씨. 저기 저 치들 왜 꼬치 하나 가지고 저 난리 요?" 백경♣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손뼉을 딱 쳤다. "이거 외지분들이시구만. 우리 시장의 명물 유성이를 모 백경♣ 른다니 말이요." "명물?" 백경♣ "그렇지요. 저 아이가 맛을 보는 재능이 어찌나 탁월한지 모른다오. 평소에도 곧잘 시장을 돌아다니며 먹을거리를 사 먹는데 특히 장이 서는 날은 빠지지 않지. 그리고 유성이가 백경♣ 음식을 평가하는 점수가 어찌나 정확한지 말도 못 하오. 같은 가게 음식이라도 유성이가 맛있다고 하는 날은 정말 맛이 대 단하거든." 백경♣ "오호라. 그럼 저 아이가 대단한 숙수인가보군. 꼬마 녀석 요리 솜씨가 보통이 아닌가봐?" 백경♣ 그 말에 시장 사람이 웃으면서 말했다. "하하. 에이. 그건 아닐 거요. 얼마나 게으르기로 유명한 백경♣ 녀석인데. 요리 같은 것은 고사하고 밥도 할 줄 모를 거요." 그 말에 사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. 백경♣ "게을러서 요리는 못한다. 그런데 맛은 잘 본다? 어째서 그 렇게 될 수 있지?" 백경♣ "워낙 먹을 것을 좋아하니까 그렇지. 맛있지 않으면 먹지 를 않고 맛있는 것이라면 값에 상관없이 저 게으른 몸을 움 직여서 찾아먹으니 그 입이 얼마나 고급이 됐겠소? 많이 움직 백경♣ 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에 맞게 최고의 음식을 찾는 눈썰미 와 코를 가졌지. 그리고 누구라도 유성이처럼 맛있는 것만 먹 으러 다니면 당연히 최고의 혀를 가지게 되지 않겠소?" 백경♣ 시장 사람의 대답에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. "오호라. 옷은 그저 그런데 그렇게 맛난 것을 잘 먹을 수 백경♣ 있으면 의외로 집이 꽤나 부자인가보군?" "당연하지. 집이 얼마나 부자냐 하면..." "넌 이제 필요 없으니까 그만 떠들고 가라." 백경♣ 사내가 필요한 내용만 뽑아내고 인상을 쓰자 신나게 대답 하던 주민은 기분이 상했다는 표정을 지었다. 하지만 딱 보기 백경♣ 에도 사내가 험상궂어 따지지는 못했다. 사내는 시장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일행을 돌아보았다. "형님 꼬마가 돈이 좀 있나본데 돈이나 보탤까요?" 백경♣ 그 말에 네 사내 중 우두머리가 고개를 끄덕였다. "그러지 뭐. 돈 많은 집 자식이니 좀 나눠 쓴들 어떻겠냐? 백경♣ 어차피 이 시장에 자리를 잡으려면 돈이 더 필요한 법이다. 네가 가서 거둬오너라. 저 맛있다는 꼬치도 좀 챙겨오고." "알았습니다요. 탈탈 털어 오지요." 백경♣ 사내가 큰소리를 치며 꼬치가판으로 건들건들 걸어갔다. 그리고 닭꼬치를 다 먹고 막대를 핥고 있는 주유성에게 말을 백경♣ 붙였다. "어이 꼬맹아. 돈 좀 나눠쓰자." 백경♣ 건달의 말에 주유성이 고개를 슬쩍 돌렸다. 그리고는 개무 시하며 다른 꼬치에 관심을 돌렸다. 하나 더 먹을까 다른 집 으로 옮길까를 고민했다. 백경♣ 구경하던 사람들의 얼굴에 비웃음이 가득해졌다. 건달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게졌다. 백경♣ "이 쥐새끼 같은 개새끼가. 너 이 구경꾼 놈들 믿고 그러는 거냐? 엉?" 백경♣ 건달이 소리 지르며 품에서 단검을 꺼냈다. 그 단검을 가판 한가운데에 콱 백경♣==> goso.mx.tc <== 백경♣ 다운로드

황교의 밀승들도 홍교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. 백경♣ 어쨌거나 그들은 수백 년 동안이나 견원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. 그 렇게 본다면 비밀 병기 하나쯤 준비해 두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것 백경♣ 이 아니지요." 백경♣ 현무겸의 말에 우문현도가 고개를 끄덕였다. 그들 역시 홍교와 황교의 은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. 백경♣ 그렇게 본다면 홍교가 지옥불사강시를 만든 것이나 황교에서 그에 대 한 대비책을 세운 것 자체는 하등의 이상할 것도 없었다. 어차피 무림 백경♣ 이란 힘이 있는 곳이 정의인 세상 자신의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 단을 가리지 않고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니까. 백경♣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단사유는 거한의 등을 바라보았다. 백경♣ 너른 북방의 초원처럼 넓고 단단해 보이는 등. 전신을 백포로 칭칭 동여맨 채 황금빛 기운을 쏟아 내는 패도적인 모습. 백경♣ 그 모습이 왠지 아련하게 눈에 맺혔다. 백경♣ '누구지? 저자가 누구기에...' 단사유가 감상에 젖어 들 무렵 우문현도가 소리쳤다. 백경♣ "온다!" 백경♣ 콰쾅! 그 순간 그나마 남아 있던 대전의 벽이 부서져 나가며 일단의 무리 백경♣ 가 군웅전으로 난입했다. 지옥불사강시들이었다. 단사유의 눈이 빛났다. 백경♣ 그의 양손이 하얗게 빛을 발하며 빛줄기가 분리됐다. 백경♣ 퍼버버버벅! 십여 개의 빛줄기는 벽을 뚫고 나타난 지옥불사강시들에게 적중했다. 백경♣ 벽을 뚫고 나타난 지옥불사강시들은 기척도 없이 날아온 경력에 몸 이 적중당했으나 곧 자신들의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 백경♣ 리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단사유 등을 바라봤다. 백경♣ 지옥불사강시들의 맨 앞에 선 자는 단사유도 익히 알고 있는 자였다. "황보운천 당신도 불사강시가 되었던가?" 백경♣ "흐흐! 저 영감이 나를 이 꼴로 만들어 놓았다. 제 친자식을 이렇게 만드는 부모도 있냐며 원망했는데 이제 보니 우리 영감이 아니었군. 백경♣ 퉤!" 백경♣ 그가 바닥에 나뒹구는 황보무악을 보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. 그의 얼굴에는 슬픈 표정 대신 시원하다는 빛이 떠올라 있었다. 백경♣ 그 역시 모용군성과 마찬가지로 불사의 육체에 강대한 힘을 얻었지 만 그로 인해 인간의 감성을 잃어버렸다. 홍교의 밀승들이 보완하려 백경♣ 애를 썼으나 그 점만큼은 어떤 개선도 진전되지 않았다. 백경♣ 그래서 황보무악을 원망했다. 하나 아버지라 생각해 참았다. 이유야 어쨌건 자신을 태어나게 만들어 준 사람이었으니까. 또한 자신의 영혼 백경♣ 의 지배자였으니까. 백경♣ 하나 이제는 참지 않아도 된다. 그는 자신의 아버지도 아니었을 뿐 더러 더 이상 자신의 지배자도 아니었으니까. 이제 자신을 통제할 사 백경♣ 람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었다. 황보운천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. 백경♣ 단사유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랐다. 백경♣ "왜 웃지? 너희 따위가 우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 겠지? 이미 무적의 몸을 자랑하는 우리를..." 백경♣ 황보운천의 눈에서 흉폭한 광망이 폭사됐다. 그러자 나머지 지옥불 사강시들도 살기를 드러냈다. 백경♣ 그들 모두가 오룡맹에서 범상치 않은 위치를 차지하던 젊은 무인들 백경♣ 이었다.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 무인에서 지옥불사강시로 탈바꿈한 이 들. 백경♣ 그들의 눈에 어린 것은 세상을 향한 분노와 끝을 알 수 없는 광기 였다. 백경♣ 단사유는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. 아니 오히려 그의 웃음은 더욱 짙 백경♣ 어졌다. "무적의 육체를 얻었는데 곧 죽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." 백경♣ "뭐? 이런 후레자식이...." "그거 아는가?" 백경♣ "뭘 말이냐?" 백경♣ 황보운천이 사납게 기세를 드러니며 반문을 했다. 그러

무공을 익히면 아저씨하고 누나처럼 누구나 그렇게 날아다닐 수 있 는 건가요? 백경♣ "후후!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능력을 갖게 되지. 왜 부럽느냐?" 백경♣ "네! 부러워요. 그런 힘만 가지고 있으면 마음대로 이곳에서 나갈 백경♣ 수 있을 텐데." 소년의 얼굴이 금세 시무룩해졌다. 백경♣ 단사유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. 백경♣ "나는 단사유라고 한다. 이 아름다운 누나는 한상아란다. 만나서 반 갑구나." 백경♣ "제 이름은 허주예요. 이곳 마가촌에서 유이하게 마씨 성을 쓰는 사 백경♣ 람이 아니죠. 또 한 사람은 물론 저희 아빠예요. 만나서 반가워요." "그래!" 백경♣ 예상대로 소년의 이름은 허주였다. 그리고 마가촌에서 단 두 명만 백경♣ 존재하는 외인이었다. "아버지는 어디 가고 너 혼자만 여기 있는 거냐?" 백경♣ "아빠는 일하러 가셨어요. 아마 밤늦게나 돼야 돌아오실 거예요. 어 백경♣ 쩌면 못 오실지도 모르고요. 이삼 일 정도 안 들어오는 것은 예사니까 요." 백경♣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자 허주의 목소리가 우울하게 변했다. "아버지가 일이 많이 바쁜 모양이구나." 백경♣ "몰라요. 아빠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은데 자꾸 촌장 할아버 백경♣ 지가 일을 시키는 것 같아요. 집에 돌아오면 아빠는 녹초가 되어 쓰러 져요. 그러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저하고 이야기할 힘도 없어요. 백경♣ 그나마도 요즘은 벌써 여러 날째 집에 안 돌아오고 있어요." "음!" 백경♣ 단사유의 눈에 의혹이 떠올랐다. 백경♣ 마 촌장은 처음에 허주의 아버지인 허염우를 쫓아내려 했다가 중간 에 마음을 바꿔 그를 다시 마을에 있게 했다고 했다. 그렇다면 그것이 백경♣ 지금 허염우가 하고 있는 일과 연관이 있는지도 몰랐다. 백경♣ "혹시 너는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?" "아빠가 하는 일은 오직 하나예요. 아빠는 선박을 수리하는 기술자 백경♣ 거든요. 예전에도 아빠는 선박을 고치는 일을 했어요. 자세히는 모르 지만 아마 지금 하는 일도 그런 종류의 일일 거예요." 백경♣ "선박을 고치는 일이라. 정말 대단하구나." 백경♣ "네! 정말 대단하세요. 아빠는 젊었을 때 배를 타고 안 가 본 곳이 없대요. 저 멀리 고려국부터 해서 바다 건너에 있는 왜나라까지. 아빠 백경♣ 의 손만 닿으면 모든 배들이 새것처럼 변했대요. 그래서 배의 선장 아 저씨들은 서로 다투어서 우리 아빠를 자신의 배에 태우려고 했대요." 백경♣ "대단하구나. 그런데 그렇게 배를 고치던 분이 왜 선박과 아무런 관 백경♣ 련이 없는 산으로 들어온 것이냐?" "그건 저도 몰라요. 아빠가 그랬어요. 결코 만나서는 안 될 사람 백경♣ 을 만났다구요. 그래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고..." 백경♣ 허주가 고개를 숙였다. 그의 눈에는 어느새 큼지막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. 백경♣ 아마 허주의 일생에서 지금처럼 말을 많이 한 것도 처음일 것이다. 이곳 마가촌에 들어온 이후 누구와 말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. 백경♣ 이곳 마가촌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들 부자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백경♣ 남처럼 대했으니까. 아니 몇몇 사람들은 안쓰러운 눈으로 그들을 바 라보고 도움을 주려 했으나 모두 마 촌장이 무서워서 감히 말조차 걸 백경♣ 지 못했다. 백경♣ 허주 부자는 마가촌이라는 거대한 호수에서 홀로 고립되어 있는 섬 이나 마찬가지였다. 그런 외로운 섬에 난생처럼 타인이 말을 걸어 준 백경♣ 것이다. 그 사실이 허주를 울게 만들었다. 백경♣ 한상아가 섬섬옥수를 뻗어 허주의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 주었다. 허주가 고개를 드니 마가촌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예쁜 여자가 안 백경♣ 쓰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. 그녀의 모습이 이제는 기억도 아련한 엄마

지 않더라도 놈들이 맞다. 냄새가 나. 이 냄새 그 놈이 왔다 갔다.” 백경♣ “그 놈이라면.......냉심마유(冷心魔儒)?” “그래 그 놈에겐 특유의 먹물 냄새가 있어.” 백경♣ 냄새로 흉수를 알아 맞춘다? 진기한 경험이다. 백경♣ 이들은 어디까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일까. 기이한 일들의 연속이었다. “냉심마유라면 귀도 형님 없이는 어려울 텐데요.” 백경♣ “그렇겠지. 놈에겐 마환선(魔幻煽)이 있으니까.” “서둘러야겠군요.” 백경♣ 냉심마유.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만 이들의 반응만으로도 그 자가 어떤 자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. 백경♣ 강자 그것도 대단한 강자이리라. 얼굴을 굳힌 귀장낭인이 귀호의 어깨에 올려진 귀도를 한 번 살펴 보고는 한 쪽에 세워진 목궤(木机)로 향했다. 백경♣ “송 의원까지 죽이다니. 비록 돌팔이였기는 해도 더불어 사귀어 둘 몇 안 되는 인물이었는데.” 목궤 앞 백포마의를 입고 죽어 있는 시체 하나가 있었다. 백경♣ 귀장낭인이 그 품을 뒤져 한 다발의 붕대를 챙기고는 목궤를 열고 금창약(金瘡藥)이라 새겨진 목갑을 꺼내들었다. “이 쪽에 귀도 형님을........” 백경♣ 땅바닥에 반듯이 눕힌 귀도. 귀호의 어깨에 매달려 있지 않으면 그냥 모로 눕혀 놓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던 귀도의 얼굴이다. 백경♣ 강인한 인상에 검게 그을린 구릿빛 피부 탄탄한 근육질 몸을 지니고 있었다. 청풍의 시선이 귀도의 차림새와 병장기에 닿았다. 백경♣ 기껏 무릎까지만 덮은 바지엔 검고 붉은 줄무늬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었으며 양 쪽 허리에는 네 자루의 곡도(曲刀)가 매달려 있다. 한 쪽 허벅지에는 십여 개의 표창도 장비된 상태다. 병장기만으로도 상당한 무게일진데 그 몸을 아무렇게나 들고 다닌 귀호의 힘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. “이상하군요. 역시나 회복이 느려요. 이런 적은 처음인데.” 백경♣ 가슴의 붕대를 찢어내고 상처를 들여다 본 귀장낭인이 고개를 저었다. 깊은 검상 늑골이 열 개는 부서져 있는 것 같다. 백경♣ 그 뿐이 아니다. 이곳저곳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상처는 가슴의 검상에 비하여 경미할 뿐이지 하나 하나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. 그런데도. 백경♣ 회복이 더디다고 말한다. 귀도의 평상시 회복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. 백경♣ “그 북풍단주라던 놈. 그 놈이 가지고 있던 검 때문인 것 같다. 그런 것은 처음 보았어. 나로서도.” 귀호의 말에 귀장낭인도 동의한다는 기색이다. 백경♣ 청풍 역시도 북풍단주가 지니고 있던 마검(魔劍)을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였다. 사방신검 못지 않아 보였던 검. 그것에 당하고 이 정도라면 도리어 귀도 쪽을 대단하다 해야할지 몰랐다. 백경♣ “다 되었습니다.” 귀장낭인이 재빨리 금창약을 뿌리고 상처마다 깨끗한 붕대를 감아 놓았다. 백경♣ 여전히 응급처치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듯 몸을 돌리는 데 주저함이 없다. 귀장낭인은 귀호가 귀도를 다시 들어올리는 것을 보며 곧바로 말했다. 백경♣ “갑시다. 여기 더 있으면 안 되요.” 다음 목적지가 어디가 되었든 일단 이곳을 뜨려는 의도다. 백경♣ 다시 뒷문으로 향하는 귀장낭인. 그 때였다. 백경♣ 잠자코 있던 청풍이 두 눈을 빛내며 그들에게 말했다. “잠깐. 누가 오고 있소. 여러 명이오.” 백경♣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감지하는 능력. 이번에는 청풍이 가장 빨랐다. 그를 돌아 본 귀장낭인이 그제서야 같은 것을 느낀 듯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. 백경♣ “정말이군요. 숫자가 많습니다. 속도도 빠르군요.” “앞문도 마찬가지다. 포위당했어.” 백경♣ 급변하는 상황이다. 귀장낭인이 한 쪽 계단을 가리켰다. 백경♣ “위층으로 올라갑시다. 곧 들이 닥치겠어요.” 날듯이 올라와 창문 쪽으로 몸을 붙었다. 백경♣ 이 층에도 죽어 있는 낭인이 세 명 피가 튀어 있는 창틀을 밀어 젖히고 바깥을 내다보았다. “관군.......!” 백경♣ 단심맹이라 하기엔 조금 이상하다 했었다. 그렇지만 이것은

걸에게 있어서는 최대의 난관. 황보세가에 모산파. 백경♣ 추가될 성혈교 또는 숭무련. 거기에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소림사까지 더해지면 장현걸에겐 운신의 여지가 없어진다. 하나같이 쟁쟁한 곳들 뿐. 백경♣ 후개로서 빌려 쓸 수 있는 개방의 모든 힘을 동원한다 해도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. 하나 둘이면 뻗대어 보겠으되 이제는 불가능했다. 최악의 상황이었다. 백경♣ “........” 미리 말하는 것이 좋을까. 백경♣ 차라리. 아는 바를 가르쳐 주고 경쟁자들의 한 축으로 내려오는 편이 좋을련지도 모른다. 백경♣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고르고 있던 때. 바로 그 때였다. 백경♣ 탁탁탁탁. 달려오는 이. 오결 제자다. 백경♣ 곁으로 다가와 귓속말을 속삭이는 제자. 보고를 듣는 장현걸의 두 눈이 번쩍 기광을 발했다. 백경♣ ‘안 쪽에서 폭음(爆音). 생존자가 있는 것 같다라........’ 직감적으로 느낀다. 백경♣ 솟아날 구멍이 생겼음을. “한 가지. 흥미로운 보고가 들어왔소.” 백경♣ 주위를 환기시키는 장현걸이다. 집중되는 시선. 백경♣ “이 아래. 석가장이 파 묻히듯 무너진 것은 보시다시피 지하에도 공간이 있었기 때문이오. 땅 밑에 길고도 넓은 지하 통로가 건조되어 있었다는 말이오. 무엇인가 있다면 그 안 쪽이겠지. 헌데 지금 또 그 안 어딘가에선가 올라 온 생존자가 있는 것 같다는 보고가 들어왔소.” 백경♣ 황보세가. 그리고 모산파. 백경♣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. 귀가 솔깃할 수 밖에. 백경♣ 장현걸이 덧붙이는 말. “모두 가 봅시다.” 백경♣ 타구봉을 지팡이 삼아 먼저 앞장섰다. ‘이대로 모두의 표적이 되어줄 수야 없지.’ 백경♣ 홀로 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절대로 사양이니까. 살아 나온 자가 누가 되었든. 백경♣ 덮어 씌운다. 장현걸. 그는 할일이 많은 사람. 거파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대로 당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. 파파파팍. 백경♣ 장현걸이 당도한 곳. 건물의 잔해들이 담장처럼 둘러쳐 가운데가 푹 꺼진 곳이다. 백경♣ 서 있는 두 사람. 아래로 무너진 두 개의 구멍이 보였다. 그 곳에서부터 빠져 나온 모양이었다. 백경♣ ‘저것은!!’ 장현걸의 눈이 크게 뜨여졌다. 백경♣ 쾌재를 불러야 할까. 아니면 안타까움을 느껴야 할까. 백경♣ 덮어 씌우기로는 최고의 상대. 그러면서도 그러기엔 미안한 상대다. 백경♣ 장현걸을 순간적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생각하며 뒤 쪽 개방이 진을 친 막사 쪽을 돌아 보았다. ‘여기서 일이 틀어져서는 안 된다. 강호인들이 나를 주목해서는 말짱 헛것이다. 적어도 석가장 총관만큼은 확보해야 해. 개떼처럼 달려들 문파들.......불행하게도 백경♣ 하나같이 쟁쟁한 문파들이다. 그 안에서 실리(實利)를 얻기는 어려워.’ 장현걸은 스스로 지닌 능력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. 백경♣ 그의 머리 속에서 이 상황에 대한 계산이 빠르게 이루어졌다. ‘일단 관심을 돌려야 한다. 그래야 이 밑에 매장되어 있을 보검들을 찾는 것도 수월하다. 보검들. 개방에서 먹어야 해! 방내의 문제도 해결하고 충분한 이득도 얻으려면.’ 백경♣ 개방 후개로서. 정확한 판단이라 할 수 있다. 백경♣ 협의도(俠義道). 일개 협객이라면 모르되 공인의 자리에서 방파를 통솔할 방주를 생각하고 있다면 협(俠)보다 실리를 앞세워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. 백경♣ “이 쪽에 있소!” 장현걸이 소리쳤다. 백경♣ 휙휙 몸을 날려 건물의 잔해 위로 올라간다. 아래 쪽. 백경♣ 청풍과 흠검단주가 보이는 그곳에서. 둘러친 사람들의 눈들이 청풍의 손에 들린 두 개의 검으로 박혀들었다. 백경♣ “보검!” 누군가가 외쳤다. 백경♣ 그렇다. 보검들이 여기에 있다. 확인하듯. 그리고 모두를 부추키듯. 백경♣ “죽은 줄 알았더니 살아 있었군! 바로 이 젊은이요!” 장현걸의 목소리가 커다랗게 울려 퍼졌다. 백경♣ ‘미안하게 되었다. 고생을 더 해 주어야 하겠어.’ 스쳐 지나가는 생각. 백경♣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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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갔다. 백경♣ 주유성이 호기롭게 외쳤다. "서라!" 진고불이 달리는 주유성을 보고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. 백경♣ '게으른 기색이 좀 있기는 하지만 저렇게 자진해서 범인을 쫓는 것으로 보아 소문은 확실히 과장된 거야. 그럼 그렇지. 백경♣ 삼절서생의 명성은 게으름뱅이가 얻기에는 너무 과분하니까.' 갑자기 정색을 한 그는 팔독문의 사람들을 돌아보며 호통 백경♣ 을 쳤다. "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라! 항복하는 놈은 혹시 죄가 작으면 목숨만은 살려주마! 만약 달아나는 놈이 있으면 그런 백경♣ 놈은 죄가 큰 것으로 보고 사형에 처하겠다." 그의 호통 소리에 팔독문주가 제일 먼저 움직였다. 백경♣ '부하 놈들은 몰라도 난 잡히면 틀림없이 사형이다.'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. 팔독문주는 발이 보이 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뛰어서 달아났다. 백경♣ 문주가 달아나자 다른 자들도 우르르 도망가기 시작했다. 잠간의 시간이 지나자 진고불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. 어느 백경♣ 새 팔독문 전체가 사라졌다. 진고불이 만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. 백경♣ "삼백 명이나 되는 독을 쓰는 무림인이라면 체포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너무 크지. 하지만 이놈들이 흩어져 있으면 하나 씩 체포하면 그만. 이번 일도 이렇게 해결이군." 백경♣ 아무리 이천여 명의 군대와 여러 치안 유지 병사를 동원한 다고 해도 상대는 삼백여 명의 무사로 이루어진 무림문파다. 백경♣ 그중에는 무공과 관계없는 사람도 조금 있지만 대부분은 무 공을 익힌 무사임에 틀림없다. 그 속에 고수도 여럿 섞여 있 다. 백경♣ 그런 자들과 정면으로 부딪치면 모두 제압하는 데 병사 몇 백 명은 죽어나가고도 남는다. 심한 경우 천 명 이상을 잃을 백경♣ 수도 있다. 하지만 각개격파한다면 별 피해가 없이 처리할 수 있다. 진고불이 유쾌한 듯 말했다. 백경♣ "당분간 이놈들이나 하나씩 체포하면서 소일해 볼까나." 백경♣ 순찰사자는 등 뒤에 누군가 쫓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. 달리면서 힐끗 보니 나이가 젊어 보였다. '어린 놈이 감히. 다른 장소였다면 쳐 죽였겠지만 지금은 백경♣ 내 처지가 유리하지 못하니 용서해 주마.' 그는 내공을 끌어올려 경공의 속도를 높였다. 바람이 옷깃 백경♣ 을 스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. 그는 뒤를 다시 힐끗거렸 다. 그리고 추적자와의 거리가 급속히 가까워진다는 것을 깨 달았다. 그의 얼굴이 굳었다. 백경♣ '이럴 리가 없다. 포쾌를 따라다니면 저놈도 포쾌일 터. 포 쾌가 저 나이에 이런 고수일 리가 없지. 그래 저놈은 도둑을 백경♣ 잡기 위해 경공만을 전문적으로 수련한 놈이구나. 에잇. 차라 리 재빨리 쳐 죽이고 도망가자. 그게 낫겠다.' 백경♣ 순찰사자는 달아나면서 주유성이 가까이 접근하기를 기다 렸다. 등 뒤를 향해 가까워지는 속도가 워낙 빨라 가슴이 다 서늘했다. 백경♣ 주유성이 바짝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순찰사자는 몸을 뒤로 휙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. 달리는 도중에 몸을 뒤로 돌 백경♣ 리고 그 상태로 빠르게 뒷걸음질치면서 발검술까지 제대로 펼치는 놀라운 절기가 발휘되었다. 칼날은 주유성의 몸통을 정확히 노리고 날아갔다. 백경♣ '걸렸다!' 그는 이 한 칼에 추격자를 두 토막 낼 거라고 믿어 의심치 백경♣ 않았다. 주유성이 한 발로 바닥을 콱 찍었다. 바닥이 움푹 파이며 백경♣ 흙을 요란하게 뿌렸다. 주유성의 속도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순찰사자의 검은 허공을 갈랐다. 백경♣ 주유성이 내공을 빠르게 돌리며 다리에 힘을 주어 끌어당 겼다. "읏차!" 백경♣ 그의 몸이 앞으로 화살처럼 쏘아졌다. 잠깐 벌어졌던 거리 가 더 급격히 가까워졌다. 백경♣ 순찰사자는 이런 사태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. 급히 내공 을 끌어올렸다. 한 번 뻗은 검을 재빨리 반대로 꺾었다. 근육 이 비명을 지르고 몸이 뒤틀렸지만 이를 악물고 견뎠다. 백경♣ '보통 실력이 아니다. 이 기회를 놓치면 내가 당할 수 있 다. 무리한 수를 써야 하므로 쾌검은 불가능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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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1-08-31 00:34:02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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