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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순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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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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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h1>말</h1> 무림맹의 이류무사인 장상동은 방문을 하나 걷어차서 부숴 버렸다. 방 안에는 중년 여인 하나가 떨고 있었다. 그녀는 장상동을 보고 다급히 말했다. 말 "살려 주세요.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." 장상동은 잠시 갈등했다. 말 "누군데 여기 있는 거냐?" "잔치가 있다고 해서 음식을 하러 들렀어요. 살려주세요." 장상동이 보기에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. 말 "어서 나와라.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." 중년 여인은 급히 장상동의 옆을 스쳐서 방 바깥으로 빠져 말 나갔다. 장상동은 그 순간 옆구리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. "크억. 무 무슨." 말 중년 여인의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다. 그녀 는 그것을 다시 움직여 장상동의 가슴에 박으며 말했다. "검은 잘 쓰마." 말 장상도의 검을 빼앗아 든 그녀는 급히 방 바깥을 둘러보았 다. 주변에 널려 있는 것이 무림맹의 무사였다. 말 "제기랄." 그녀는 바깥을 힐끗거렸다. 그런 그녀의 눈에 무림맹 무사 들이 우르르 물러서는 모습이 보였다. 장원 안쪽에서 일단의 말 무사들이 몰려나오며 무림맹 무사들을 밀어붙였다. "저기다!" 말 그녀는 즉시 그곳으로 몸을 날렸다. 그녀뿐만이 아니라 살 아남은 사람들은 모두 새롭게 등장한 사람들 쪽으로 몰려갔다. 말 어느새 싸움은 잠시 중단됐다. 장가장의 생존자들은 모두 한곳에 모였는데 그 수가 스물이 채 되지 않았다. 그리고 무 림맹의 무사들은 거의 백여 명이 그대로였다. 말 장가장주 장허비가 조금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. "누가 나 장모에게 원한이 있어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이오? 말 내가 이런 큰 원한은 산 적이 없소. 잘못 알고 오신 것 아니 오?" 말 천중보도 앞으로 나섰다. "장허비. 이곳이 마교의 비밀 지부임이 밝혀졌다." 말 장허비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두 팔을 크게 저으며 말했다. "마교라니. 내가 이 장모가 마교 같은 극악무도한 놈이란 말이시오? 말도 안 되는 소리요. 나는 그런 놈이 아니오. 여기 말 서 장사한 지 십 년이 넘는 착실한 상인이란 말이오. 뭔가 오 해가 있었소. 틀림없소." 말 장허비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표정이었다. 장허비의 극구 부인에 무림맹 무사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 말 을 가졌다. "이거 우리가 잘못하는 거 아냐." 말 "어쩐지 마교 놈들치고는 좀 쉬웠어." 부하들의 동요를 보면서도 천중보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. 말 "부인하려면 해라. 하지만 내가 받은 명령은 너희 마교 놈 들의 말살이다. 살려두거나 정체를 파악하는 게 아니란 말이 다. 부인하면서 그냥 죽어준다면 더 고맙겠군." 말 천중보의 말에 장허비의 안색이 굳었다. 그리고 체념한 듯 중얼거렸다. 말 "다 죽이러 왔다? 그럼 더 이상 우리 교를 부인할 필요는 없겠군. 하지만 이런 짓을 하고도 온전할 줄 아느냐? 교주님 이 가만있지 않으실 거다." 말 "나야 명령대로만 할 뿐. 마교 놈들이 쳐들어오면 그 또한 모조리 전멸시켜 주면 그만이지." 말 장허비가 손을 뒤로 내밀었다. 그의 부하들 중 하나가 검을 그 손에 들려주었다. 말 "나는 신교의 제녕지부장 장관정이다. 너는 누구냐?" "청성의 천중보." 말 "청성산검 천중보. 그럼 청성십이검 중 하나가 아니신가? 화산에 매화이십사수가 있으면 청성에는 청성십이검이 있다 더니. 꽤 유명한 분이 나서셨군." 말 "예전에 청성십이검이었지. 지금은 사제에게 내 자리를 물 려주고 무림맹에서 일하고 있다." 말 "으하하. 좋아. 내 상대로 부족함이 없군. 한번 겨뤄볼 텐 가?" 말 장관정이 도발했다. 평소의 천중보라면 굳이 거절할 상대가 아니다. 오히려 명 성을 좋아하는 적명자 계열의 사람인 그는 반색을 할 만한 일 말 이다. 하지만 지금은 임무 중이다. 그 사실이 잠시 갈등하게 만들었다. 말 '아무리 임무가 지엄하지만 설마 내가 지지는 않을 것

<h3>말</h3> 살 이전의 나는 누구였단 말인가?' 말 그녀는 알고 있었다. 말 자신의 무공 습득이 빠른 이유 중의 하나가 그녀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일들 때문이라는 것을. 단순히 재능만으로 설명 말 할 수 없는 어릴 적의 경험이 그녀의 무공 습득을 남들의 배 이상으 로 늘려 주었다. 말 그녀는 걸었다. 말 마음이 복잡했다. 그동안 명경지수처럼 맑았던 마음에 파문이 일고 있었다. 이런 일은 그녀의 기억이 존재한 이래 처음이었다. 말 "역시 그 때문인가?" 그녀가 중얼거렸다. 말 한 남자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한 남자가 그녀의 가슴 말 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. 그녀와 비슷한 나이에 전왕이라는 엄청난 별호를 얻은 남자. 그의 말 출현에 철무련 전체가 술렁이는 것이 느껴졌다. 한상아 역시 단사유의 등장에 적잖이 놀란 인물 중 하나였다. 그러나 그녀는 남들과는 다른 말 의미로 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. 말 잊혀질 만하면 한 번씩 꿈에 나타나는 존재 양팔을 벌리며 그녀를 맞아 주었던 존재. 비록 얼굴은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꿈속에서의 그 말 의 느낌과 현실에서의 단사유의 느낌은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. 말 "그는 도대체 누구기에 나의 가슴에 이렇게 파문을 만들어 놓는 건 가?" 말 그를 만난 이후로는 도저히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. 이런 종류의 감정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처음 느끼는 것이었다. 그것은 누구에게 말 도 물어볼 수 없는 감정이었다. 그래서 가슴이 더욱 답답했다. 말 그녀는 야공에 빛나는 달을 한참이나 올려다보았다. 문득 그녀의 이목에 누군가의 기척이 잡혔다. 말 '... 또인가?'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. 누군가 은밀히 자신을 관찰하는 느낌. 처 말 음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도가 지나쳤 다. 말 각 파의 요인들은 다른 입장에 서 있는 문파들에게 감시를 받았다. 말 이번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려고 했다. 그러나 어제부터 느껴진 시 선은 이제까지의 일반적인 감시의 눈길과는 달랐다. 말 무언가 더 끈끈하고 또한 매우 집요했다. 말 그녀는 어떻게 할가 고민을 하다 이내 마음을 굳혔다. "언제까지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모른 척하고 있을 수는 없겠 말 지. 그리고 약간은 짜증도 나고..." 그녀의 눈에 차가운 한광이 떠올랐다 순식간에 사라졌다. 말 부스럭! 말 수십여 장 밖에 있는 가산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. 쉬악! 말 순간 한상아의 신형이 희끗한 그림자만 남긴 채 제자리에서 사라졌 다. 말 두근! 한상아를 관찰하던 복면인의 가슴이 크게 요동쳤다. 말 그녀와 자신과의 간격은 수십 장 더구나 자신은 자객들이 필수적으 로 익혀야 하는 은신술을 극성으로 익혔다. 때문에 제아무리 절정에 말 이른 고수라도 자신의 기척을 눈치 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자부해 왔 다. 말 그런데 그녀는 수십 장의 공간을 격하고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 말 었다. 그녀의 눈에 순간 한광이 스쳐 지나갔다. 말 '위험!' 본능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다. 말 미처 생각이 정립되기도 전에 그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. 이제까지 말 은신해 있던 나무를 박차고 몸이 뒤로 날아갔다. 그와 함께 순식간에 그의 몸이 뒤집히며 인근의 나무를 박차고 순식간에 수십 장을 쭉 뻗 말 어 나갔다. 말 '젠장! 그녀의 이목을 끌기 전에 물러났어야 했는데... 실기다.' 그는 속으로 자신이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 것을 탓했다. 그러나 한 말 상아가 자신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. 그의 경 공은 그가 속한 곳에서도 발군이기

말

말 격렬한 폭음이 숲속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. 기뢰가 발동한 것이다. 아름드리나무가 터져 나가고 나무 사이에 은신해 있던 살수 말 들이 죽어 나갔다. 하지만 살수들은 마치 개미지옥에서 나오는 개미들 처럼 끊임없이 꾸역꾸역 기어 나와 수레를 공격했다. 말 살수들의 파상 공세 속에서 미친 듯한 수레의 질주가 거침없이 계속 말 됐다. 수레를 모는 홍무규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. 말 피부를 찌르는 살기에 온몸의 신경이 바짝 곤두서고 지독한 피내음 말 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왔다.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살수들이 이곳에 숨어 있는 것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. 마치 숲 전체가 그들에게 살 말 기를 토해내는 것만 같았다. 말 "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야 할지 모르네. 피가 바다를 이루고 사람 들의 시선이 산을 이룰 것이네. 그리고 자네의 두 손은 피의 향기에서 말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지도..." 말 순간 단사유의 입가에 웃음이 어렸다. 담담하지만 그래서 더욱 차가 운 웃음이. 말 "피 따위는 상관없어요. 죽음을 내리는 것...' 우우웅! 말 벌써 피 냄새를 맡은 마수가 울고 있었다. "....그게 천포무장류가 존재하는 이유니까." 말 단사유의 살기가 불어나는 눈덩이처럼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. 말 후일 사람들이 혈로(血路) 그 자체라고 평했던 살림(殺林)에서 이 뤄진 전왕의 죽음의 질주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. 말 <5권으로 이어집니다> 말 전왕전기(戰王傳記) 5권 폭풍지보(暴風之步) 말 제1장 폭풍이 움직이니...... 말 슈악! 말 어둠을 가르고 은빛 검이 날아왔다. 기척마저 죽인 채 불과 일 장여 앞에서 불쑥 나타난 검신 그러나 검신이 채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말 구명삭이 허공을 갈랐다. 말 촤아악! "큭!" 말 구명삭이 살수를 휘감아 땅에 내동댕이쳤다. 순식간에 살수의 상체 가 으스러지며 혈구로 변했다. 말 단사유의 눈빛이 차가워졌다. 말 분명히 마차를 향했지만 검로(劍路)가 향한 곳은 자신이 아니었다. 살수의 검 끝이 노린 것은 누워 있는 막고여였다. 말 '왜 막 대협을... 설마 살인멸구하려는 것인가?' 말 단사유는 확실히 깨달았다. 막고여가 오룡맹의 부조리한 처신을 증언한다면 그들은 도덕성에 말 큰 타격을 입고 말 것이다. 아무리 그들이 남궁세가와 거리를 두려고 해도 오룡맹의 일원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. 때문에 막고여의 증 말 언은 남궁세가뿐만 아니라 오룡맹의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입히고 말 것이다. 그렇다고 해서 당장 오룡맹이 흔들릴 일은 없겠지만 장기적인 말 안목으로 봤을 때 강호의 인심이 그들에게서 등을 돌릴 이유가 됐다. 그렇기에 오룡맹에서는 기를 쓰고 막고여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다. 말 '나보다 막 대협이라는 이야기군.' 말 강력한 무력을 소유한 자신 대신 무공을 잃은 막고여를 노리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리라. 말 "그것이 얼마나 큰 오산인지 이제 알게 될 것이다." 말 단사유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. 살심이 동했다. 이제까지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맞춰 손을 쓰는 말 것이 아니라 진짜 살심이 동한 것이다. 말 촤르륵! 오 장 길이의 구명삭이 그의 내공을 머금고 허공을 휘돌았다. 말 콰콰콰! 구명삭에 걸리는 모든 것이 박살났다. 아름드리나무도 나무 사이에 말 은신해 있던 살수들도. 구명삭이 지나간 자리에 붉은 얼룩이 생겨났 다. 그와 함께 알아들을 수 없는 나직한 신음이 흘러

말 말 백호검을 풀어내고 을지백을 기다렸다. 꿈결같은 시간이었다. 마치 한 식경이 지난 것도 같고 찰나의 시간이 흐른 것도 같다. 말 어느 순간에 이르렀을 때. "오랜만이로군." 말 청풍은 마침내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. 고개를 돌리자 계곡 서쪽의 자갈밭이 들어오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비쳐들었다. 말 을지백이 걸어오고 있었다.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 처음 보았던 그대로 백포를 갖춘 채 거친 기상을 자아내고 있었다. "대체..... 어떻게 되셨던 겁니까." 청풍의 첫마디는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이었다. 을지백이 되물었다. "무엇을 말이냐." 말 "육극신을 막아주셨던 때 말입니다." 육극신을 막아주던 마지막 순간 거기서 벌어졌던 일이 어떤 것이었던가. 왜 백호검은 광혼검마의 손에 들어가 있었던가. 그것을 묻는 것이었다. 또한 그 질문은 궁극적으로 을지백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과 맞닿아 있었다. 그들이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 따로 생각할 수 없 말 는 의문이라는 말이다. "역시나 늦다. 이제까지도 깨닫지 못하다니." 을지백은 예전과 똑같았다. 만족을 모르는 성정이다. 그가 바라는 기준은 항상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있었고 그가 원하는 것은 범인(凡人)이 구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. 말 청풍은 백호검으로 펼치는 무공의 성질을 떠올렸다. 을지백의 성품이 곧 그 무공과 같다. 청풍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. "예. 깨닫지 못했습니다.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." "거짓은 없다. 보이는 모든 것들이 실재(實在)요 천리(天理)다. 이미 천하를 향하여 걸음을 내딛고 있는 이가 그것조차도 모르고 있나?" "보이는 모든 것이 실재하는 것이라 한다면 을지 공은 어떻게 이런 곳에도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까?" 말 "네가 불렀지 않느냐?" "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. 이 앞에 있는 데에도 어찌하여 아무런 기척이 없으며 또한 어찌하여 사람으로서의 생기(生氣)가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까?" 말 예전부터 그랬다.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. 그것은 을지백이 그만큼 강해서였던 것으로만 생각했었다. 말 하지만 실상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. 아무리 강해도 가까이 있다 보면 인간으로서의 생기가 전해지기 마련이다. 그러나 을지백에게서는 그 어떠한 생기조차 느껴지지 않는다. 말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다.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의문. 을지백을 똑바로 쳐다보는 두 눈에 진실을 향한 깊은 갈구가 있었다. 말 "좋은 눈빛이다. 반드시 알아야만 하겠는가?" 을지백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. 말 "예. 이제는 알아야만 하겠습니다." 청풍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. 말 고개를 내젓는 을지백이다. 그가 말했다. "알아야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. 하지만 그 대답은 내가 아니라 다른 이에게 듣도록 하라." 말 을지백이 고개를 돌렸다. 동쪽이다. 오른쪽 계곡 옆의 숲이었다. 말 "알아도 그만 알지 않아도 그만인 것을......" 모습보다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. 말 언제나처럼 잔잔한 목소리 친숙함을 품고 있는 목소리였다. "굳이 진실을 원한다고 함에야 어쩔 수 없겠지." 말 청관 도포의 노인이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. 뜻밖의 인물이다? 말 아니었다. 청풍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. 천태세. 용갑 안에서 청룡검이 은은한 진동을 발했다. "쉬운 것을 꼬아서 말하는 그 말버릇은 여전하오 염감." 말 다가오는 천태세에게 말하는 을지백이었다. 서로를 쳐다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. 천태세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. 말 "네 녀석도 도통 달라진 것이 없구나. 지난 세월이 얼마이거늘...." "세월을 운운하다니 웃기는 일이오. 그나저나 어떻소. 미숙한 놈 가르치느라 고생이 심하지는 않으셨소?" 말 을지백의 말은 묘하게도 도발적인 어투를 품고 있었다. 천태세가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다. "우문(愚問)이다. 어느 누구는 일보(一步)를 내딛던 때가 없었던가? 재능이 있을 뿐 아

말

을 수 있었다. 그가 말하는 것은 도둑놈이나 젊은 협 객 이야기가 아니었다. 말 모든 사람들이 주유성을 쳐다보았다. 주유성이 당황해서 말했다. "처 천하에 널린 것이 노새고 노새는 원래 게으르다고요. 말 그 정도로 날 의심하는 거예요?" 진고불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. 말 "그 당시 노새성자가 활동한 황하 인근 지역 중에서 정주 는 무림맹과 가깝지요. 나는 그곳의 관청들을 뒤져 재미있는 물건을 찾아냈습니다. 노새성자는 관청에 있던 바윗덩이에 말 장력으로 깊은 손바닥 자국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. 그건 돈 빼돌리지 말고 수재민들에게 고르게 나눠주라는 협박의 수단 이었지요. 나는 그걸 잘라서 가져왔습니다." 말 진고불이 자기가 원래 서 있던 구석으로 걸어갔다. 그리고 거기 있던 작은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. 상자에는 손바닥 자국 말 이 난 돌덩이가 하나 있었다. 원래는 더 큰 돌이었지만 필요 한 부분만 잘라온 돌이었다. 말 "손자국이 깔끔하게 돌을 파고든 것으로 볼 때 이건 보통 고수의 솜씨가 아닙니다. 일장을 날린 것이 아니라 그냥 눌러 서 만든 자국이니까요. 이런 고수는 많지 않습니다. 따라서 말 용의자의 범위를 대단히 좁힐 수 있습니다." 진고불이 주유성을 보고 말했다. 말 "자 십절사신 잠룡 주유성 대협. 아니 노새성자. 여기 손 바닥을 한번 맞춰보겠나? 우연이란 것이 그렇게까지 겹치는 데다가 손바닥 모양까지 딱 맞는다면 그것으로도 부족하다 말 할 수는 없지 않을까?" 사람들이 침 삼키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. 말 주유성이 부들부들 떨었다. 그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다가 마침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. "알았어요. 그런데 내가 지금 무림을 위해서 할 일이 많아 말 서 진 포쾌에게 잡혀갈 처지가 못 돼요." "하하. 주 대협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인가?" 말 "미 미안하기는 하지만 요새 제 입장이 좀 그래서요. 그거 내가 다 갚아줄 테니 없던 일로 하자고요. 두 배로 갚아줄게 요. 물론 내가 지금은 땡전 한 푼 없지만 이제 돈 열심히 벌어 말 서 다 갚아줄게요. 그거 장물을 그냥 내 맘대로 써서 미안해 요. 하지만 그때는 사람들이 다 죽어간다고 난리가 난 때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요." 말 사람들이 다 넋 나간 얼굴로 서 있었다. 가장 무공이 높은 검성이 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질문 말 했다. "유성아 그러니까 네가 노새성자인 거냐?" "그거 제가 한 거는 맞는데 성자는 아니거든요?" 말 잠시의 침묵 후에 사람들이 갑자기 환성을 질렀다. "와아! 잠룡대협이 바로 노새성자시다!" 말 "세상에 도대체 신분이 몇 가지야?" "천하를 울리는 신비인은 모조리 주유성 대협이었구나." 말 취걸개가 재빨리 주유성엑 말했다. "유성아 또 숨기고 있는 신분 같은 거 있으면 어서 불어봐 라." 말 주유성이 크게 손사래를 쳤다. "없어요 없어. 정말 없어요. 난 정말 서현에서 먹고 뒹구 는 거 좋아하던 보통 게으름뱅이 주유성이라고요." 말 추월이 바람 소리 나게 달려가며 소리쳤다. 말 "검 아가씨 소문 들었어요?" 검이 아니라 피부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던 검옥월이 고개 를 들었다. 말 그녀의 피부가 처음부터 까맸던 것은 아니다. 단지 햇볕 아 래에서 워낙 수련을 많이 해서 까맣게 탄 것뿐이다. 요새는 말 해를 피하고 피부에 좋다는 약초들을 공들여 사용한 보람이 있어서 얼굴이 많이 하얘졌다. 그러나 아직 깜순이를 벗어날 정도는 아니다. 그녀는 여전히 흑장미였다. 말 "무슨 소문 말이니?" 숨이 턱에 닿은 추월이 급히 말했다. 말 "헉헉. 우리 공자님이 사실은 노새성자시래요 노새성자." 검옥월이 빙긋 웃었다. "역시 그렇구나." 말 추월은 당황했다. "역시라니요? 그걸 알고 있었어요?" 말 "아니 다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 적은 있지. 그리 고 나는 이제 주 공자가 무슨 일을 했다고 해도 놀라

2012-11-26 08:46:13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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